
많은 부모님들께서 장난감 사달라고 떼쓰는 아이를 마주할 때 일단 혼을 내서 데리고 나오는 것을 최고의 해결 방법으로 생각하고 계십니다. 우선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으니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혼을 내서 데리고 나온 아이는 그저 본인이 힘이 약해서 사고 싶은 것을 사지 못했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럼 아이는 "이건 누가 이기느냐의 문제구나"라고 학습을 하게 되고 다음번에 더 큰 투정으로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표출하게 되죠.
이런 순간이 반복되면 부모님들은 당연하게 외출하는 것을 꺼리게 될 텐데요. 우리는 이런 상황들을 바꾸기 위해 목표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아이를 이기는 게 아니라, 아이와 함께 협상을 하는 방향으로요.
이번 글에서는 경제 교육 측면에서 장난감 사달라고 떼쓰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떼쓰는 아이, 그저 나쁜 행동이 아닙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아이는 장난감 앞에서 부모님들과 나름의 협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인이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 주저앉는 것을 통해서요.
아이는 돈이 무엇인지, 얼마가 있는지, 이걸 사면 뭘 못하게 되는지 등의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이라는 협상 카드만을 가지고 엄마, 아빠와 본능적인 거래를 하는 것이죠. 울고, 소리치고, 드러눕는 방식으로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행동들을 단순히 나쁜 행동이라고 치부해선 안됩니다. 오히려 아이가 뭔가를 주장하고 싶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아이에게 감정이 아니라 다른 협상 카드를 쥐여 줘야 하죠. 아이에게 없던 조건이라는 것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돈을 '보이게' 하면 대화가 가능해진다

떼쓰는 아이에게 조건을 쥐여 주는 첫걸음은 추상적인 돈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겁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우리는 돈이 없어"나 "그건 비싸" 같은 문장은 아이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이런 말 대신 아이가 자신이 가진 한계점을 한눈에 보이게 해보세요. 용돈을 주고 있다면 가지고 있는 용돈 내에서 사게 해도 좋고, 마트나 장난감 가게에 가기 전에 미리 만 원짜리 한 장을 쥐여주고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오늘 장난감에 쓸 수 있는 건 이 한 장이야. 이걸로 살 수 있는 걸 골라 보자.
이렇게 직접 돈을 쥐게 되면 아이는 그 돈 안에서 무엇을 고를지 진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하죠. 그냥 이유도 모른 채 거절당한 게 아니라, 주어진 범위 안에서 스스로 고민해볼 수 있는 사람이 된 거예요. 물론 이때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울음을 터트릴 수도 있지만, 최소한 이 작은 차이로 인해 우리는 아이와 대화라는 것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거절할 때도, 대안을 함께 제시하기

물론 이렇게 조건을 준다고 해도 아이가 사고 싶은 것을 다 살 수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또다시 거절을 해야 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겠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거절을 하는 방식입니다.
아이가 손에 쥔 돈으로 사지 못할 비싼 물건을 사려고 할 때나 이것저것 한 번에 다 사고 싶다고 조를 땐 아이에게 다른 길을 제시해주세요.
오늘 너가 가진 돈으로는 살 수가 없어. 우리 오늘 장난감 가게에 오기 전에 약속했지? 그럼 다음 주 용돈이랑 다다음 주 용돈을 아껴서 이거 살 수 있을 때 다시 오자. 돈 모으면 엄마가 꼭 같이 와줄게.
이렇게 거절 뒤에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이룰 수 있는 방식을 양보한 것처럼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때부터 아이는 무작정 조르는 대신 셈을 하기 시작합니다. 가진 용돈으로 모자라면 얼마나 더 채워야 하는지, 그만큼 기다릴 가치가 있는 물건인지를요.
이런 과정이 반복되고 아이가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절약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있을 겁니다. 말로 백 번 설명한 절약보다, 손에 쥔 용돈으로 망설여 본 경험들이 아이 안에서 깊게 자리 잡게 된 것이죠.
물론 아이와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협상을 하려고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부모님의 마음만 답답해질 테니까요. 대신 그런 상황들을 아이에게 좋은 경제 교육을 시켜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을 해보세요.
장난감 사달라고 떼쓰는 아이가 가지게 되는 것은 단순히 장난감 하나의 유무가 아닙니다. '갖고 싶은 마음'과 '가진 돈' 사이에서 스스로 저울질해 본 경험도 함께 가질 수 있습니다.
꼭 기억해두세요. 우리가 이 자리에서 가르치는 건 "참아라"가 아니라, "네가 가진 것 안에서 고르는 법"입니다. 그 감각은 아이가 자란 뒤 훨씬 큰 선택 앞에서도 스스로를 통제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어른으로 만들어 줄 거예요.